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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서(2014-08-25 19:54:23, Hit : 2698, Vote : 1277
 길희성 교수의 인문강좌

지난 8월 23일 서초구민회관강당에서 있었던

길희성 교수의 인문강좌 마지막날의 종합토론.

책자로 인쇄되었으나 워낙 크고 깊은 내용이라

추릴 수 없어 일부 발췌하기로 한다.

 

 

윤철호(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의 질의

 

요한복음에 나오는 성육신 사상, 하나님과 인간의 일치를 말하는 이 성육신 사상은 왜 문제가 되는가?

 

성육신 사상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셨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바로 저의 생각임을 우선 밝힙니다. 그리고 동학의 人乃天 사상도 나는 아주 좋아합니다. 문제는 그리스도교가 전통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독생자(monogenes)라고 보면서 여타 인간과 질적으로 차별화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동양사상 일반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神人합일 사상이 그리스도교에서는 금기시 되어 온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이유는 인간이 하느님이 되기 위한다는 고전적인 신앙이 있는데도 가톨릭이나 개신교는 물론이고 인간의 神化(incarnarion)를 구원으로 강조하는 동방교회에서조차도 애매하게 처리되어왔다는 인상을 줍니다.

      나는 그리스도교가 이제는 이러한 금기를 과감히 돌파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인간에게서만은 자연과 초자연과 자연이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신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과감한 돌파를 위해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창조와 구원을 둘로 보지 말고 일괄적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유출론적 창조 개념에 의거해서 '인간의 출현'에 이르기까지의 전 창조적 진화의 과정 자체가 하느님의 '보편적 계시'와 '보편적 육화'(incarnarion)의 과정이며, 인간의 인간성을 완전하게 구현함으로써 신인합일을 이룬 예수 그리스도와 '성인들'에 이르러 진화적 창조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이지요. 그리고 물론 모든 인간이 명실 공히 하느님의 아들딸이 '되는' 종말론적 완성의 비전을 나는 남겨둡니다. 세계와 인간의 완성이자 하느님 자신의 자기실현이 완전히 일치하는 날에 대한 꿈과 기대이지요.

...중략

 

 

 

성육신과 부활사건과 이야기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두 기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수의 부활이야기가 실제 역사적 사건이었다 해도 구약성서에는 본래 없던 만인의 부활이라는 일반적 관념 내지 사상이 초대 그리스도교 탄생할 당시에 유대교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면 과연 예수의 부활 신앙이 생겼을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사도 바울의 부활 신앙에 관한 가장 이른 증언인 고린도전서 15장에 이런 일반적 관념을 근거로 해서 부활에 대한 논증을 펴고 있으며, 또 그 역으로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과연 이런 만인의 부활이라는 종말론적 관념 자체가 우리가 아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지식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설득력이 있는 진리인지가 여전히 문제로 남습니다.

      성육신 이야기나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하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한 인간으로 백 번이나 태어난들 우리 영혼 안에서 태어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수사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성육신은 문자 그대로 하느님의 아들 로고스가 유태인 아기 예수의 몸이 '되었다는' 사건/사상인데, 이러한 엄청난 기적 중의 기적을 사실로 믿지는 않는다 해도, 우리 영혼 안에서라도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할 수 있다면 그나마 적어도 성육신의 보편적 진리성이 확보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것은(영혼에 탄생하는 하느님의 아들) 반쪽짜리 성육신, 성육신 아닌 성육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이상으로 창조적 진화개념을 통해 과감하게 만인이 신의 육화(embodiment)임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보편적 진리라고 믿는 것입니다.

.....하략

 

 

변명:

 

일단 여기까지 옮깁니다.

실은 윤철호(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와 강상진(서울대학교 교수)의 질의를

대강 옮겼으나 복사하는데 실패, 모두 날라가버렸습니다.

아연실색... 한참을 멍하니 앉았다가 마음 다시 잡고 오기로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그러나 먼저만큼의 의욕이 나질 않아 이쯤으로 합니다.

용서하십시오.

걷다만 行步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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