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제4회 졸업생으로서의 나의 긍지는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라도 지니고 싶은 나의 대의명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0년이 넘은 오늘
우리 동창은 두 달에 한번의 만남을 갖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 3월 4일
반가운 얼굴을 그리면서 모임장소로 간다.
꽃샘 추위로 갑자기 쌀쌀해진 거리를 뚫고
나는 약속장소인 대치동 샤브샤브집으로 간다.
여느때 같으면 여나므 명이 모였을 것이지만 어쩐 일인지 오늘은 겨우 여덟 명이 왔으나
그래도 반갑다.
나머지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우리는 만날 것인데
그 장본인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그 친구는 아마 가장 쓸쓸하고도 외로울 것이 틀림없다.
늦게 온 김인수 동문이 사진에서 빠졌지만
나는 먹느라 셔터를 누룰 기회를 놓치고 말아서 그랬으니 용서바람.
미안!!
점심을 다 먹고도 헤여지기 서운해서 의례로 갔던 다과점에도 가지 않고
오늘은 후식인 차를 마시자마자 일어섰다.
그러나 4월에 만날 홍정희 동문 얘기로 꽃을 피우면서 5월에 있을
국내여행을 의론했는데.... 글쎄, 정희가 오면 어디로 가지?
즐거운 고민을 했는데 그중에도 최희주 회장은 더 고생을 하겠다.
이제 정희가 오면 곧 만날 것이라 그 희망 안고 오늘 헤여졌다.
만남을 전제로 한 이별이라 우리는 항상 헤여지면서도 즐겁다.
우리 5월에 만나자.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지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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