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날이다.
이 달의 달력장을 뜯고 12월 달력을 벽에 거는데
12월의 첫날이 일요일,
교회에 가서 지난날을 참회하고 새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날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달력은 이해의 마지막 달인데다
12월엔 인류의 구세주 예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에
출가하고나서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한 딸애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거리에 불빛이 휘황찬란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넘치면
나는 알 수 없는 침울에 빠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한 침울에....
침대에 누워 새로 도착한 <월간문학> 12월호를 편다.
일상을 침대에 누워 지내는 횟수가 부쩍 는 요즘
그저 눕는 게 일상이 된 게 걱정이고, 나날이 느는 체중이
나를 더 우울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몸의 컨디션이 나쁜 것을 날씨탓으로 돌리는 나는
앞으로 견뎌야할 춥고 긴 겨울이 한걱정이다.
그래 그런가,
한 편의 시가 나를 대변하는 듯 해서 오늘의 일기에 담는다.
시를 못쓰는 내가 독자가 되어 작가의 詩想을 공유하는 행운에 감사하면서.....
장동호의 제3회 개인전(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그대 우는가
-김 봉 희
그대 우는가
울지 마시게
가는 사람 붙잡지 말고
흐르는 시간 막으려 애쓰지 마시게
눈물을 그치고 하늘을 보게나
하늘도 가끔은 울지만
이내 눈물을 그치지 않던가
보이지 않는 바람도
가끔은 꽃잎을 부여잡고 울지만
그러다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지 않던가
인생은 그저 툇마루에 잠시
걸터 앉았다 사라지는 겨울 햇살 같은 것
그대도 나도
우리 모두 여기 잠시 서성이다
어디론가 떠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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