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박진서(2013-09-28 13:22:17, Hit : 1726, Vote : 425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에 코스모스가 피었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듣고

부랴부랴 오늘 선유도공원에 가기로 하면서

먼저 치매센터에서 빌려온 책을 용산구청에 가서 돌려주고

간김에 전기맛사지도 하고 돌아섰다.

 

지하철 합정에서 당산으로 가면서 선유도는 한 정거정 앞이라고 들었지만

자신이 없어 택시를 타기로 하는데

택시를 탄다는 것이 잘못 방향을 잡아 합정으로 다시 가서

유턴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그래도 하는 수없는 일, 목적지에 왔으니 감사한 일이다. 

 

 

공원 쳐놓고는 초라하고

입구부터 허술하고 손님을 맞는 태도가 엿보이지 않아 허전했다.

그래도 손님은 여기저기 보인다. 걷는 사람도 있고 쉬는 사람도 있고.

 

 

벌써 나뭇잎에 단풍이 들었다.

오늘이 秋分이니 그럴만도 한데 한낮은 여름만큼 덥지만

그늘은 시원해서 걸을 만하다.

 

 

'선유도이야기'란 글씨가 있어 가까이 갔더니 공사중이라고.

또 허탈을 느꼈다.

뭐 볼 게 있나, 뭘 느낄 게 있나?

그래도 오늘을 즐기느라 두리번거리면서 걷고 또 걸었다.

 

 

 

 

 

직원인듯한 사람에게 코스모스 핀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고개를 갸웃뚱

"글쎄요. 저기 밖에 있으려나?"

울타리를 쳐놓은 곳은 나갈 수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강가에서 낚시를 하는지,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멀리 보일 뿐.

 

 

 

 

 

밤송인가 했더니 이름모를 버섯인데

저렇게 고운 모습인 걸 봐서 독버섯임이 틀림없을 것이고.

 

 

피로하고 목이 말라 편의점에 들러 밀크커피와 빵 하나를 사는데

젊은 종업원이 어찌나 친절한지 선유도공원에 서운했던 감정이 말끔히 씻겼다.

창가까지 안내하며 "누가 뭐라면 여기서 식사했다고 말해드릴께요"란다.

고마운 청년....

 

차분히 한강을 즐기며 밖을 내다본다.

어제 둥둥섬에서 바라본 한강과 또 다른 한강을.

  

 

 

 

 

파주에 살면서 매일이다싶이 지나치며 바라보던 붉은 철교도 정답다.

 

 

하늘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는 억새가 머지않아 하얀 꽃을 피우겠지.

 

 

집을 나온지 이럭저럭 서너 시간이 지나 피로해 쉬고 싶으나

숲에서 날아드는 모기가 무서워 그나마 쉬지도 못하고 또 걸었다.

아니, 걸었다기보다 다리를 끌면서 걸었다는 게 옳은 표현이리라.

 

 

강변에 늘어진 버드나무가지는

흐느적거리는 풍류를 알아채는 나그네를 향해 잘 가라고 손짓을 하고

하얀 구름마저 말없이 나를 바라보며 배웅을 한다.

나도 저들에게 눈길을 보내며 즐거운 선유도나들이었다 했다.

 








1824   [일반] 그대 우는가  박진서 2013/11/30 1644 463
1823   [일반] 울산으로 가는 해안 [8]  박진서 2013/11/25 1884 549
1822   [일반] 對馬島에 다녀오며 [2]  박진서 2013/11/22 1775 477
1821   [일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박진서 2013/11/15 1595 386
1820   [일반] 청계천 등축제  박진서 2013/11/13 1591 389
1819   [일반] 약속은 인사동에서  박진서 2013/11/09 1515 333
1818   [일반] 서울남산타워의 가을 [3]  박진서 2013/11/04 1599 400
1817   [일반] 작은 수술을 하며 [2]  박진서 2013/11/01 1888 507
1816   [일반] 가을의 여인(성정자, 김정자, 김영순) [3]  김영순 2013/10/30 1999 566
1815   [일반] 친구와 갈비탕을 먹다 [5]  박진서 2013/10/30 1997 411
1814   [일반] 625사변전 귀한 사진입니다. [6]  鄭周泳 2013/10/27 2081 515
1813   [일반] 고혈압이 걱정되십니까?  鄭周泳 2013/10/24 1953 544
1812   [일반] 한결회 가을소풍 [5]  박진서 2013/10/21 2073 448
1811   [일반] 하늘공원 산책  박진서 2013/10/20 1783 471
1810   [일반] '山村'에서 [2]  박진서 2013/10/15 3265 1267
1809   [일반] 이태원지구촌축제  박진서 2013/10/12 1622 426
1808   [일반] 여의도 불꽃놀이 [1]  鄭周泳 2013/10/06 1843 527
1807   [일반] 동대문역사문화공원 [2]  박진서 2013/10/04 1830 459
  [일반] 선유도공원  박진서 2013/09/28 1726 425
1805   [일반] 한강의 둥둥섬  박진서 2013/09/23 1844 491

[이전 10개] [1].. 11 [12][13][14][15][16][17][18][19][20]..[102]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