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박진서(2013-10-20 18:22:40, Hit : 1783, Vote : 471
 하늘공원 산책

 

 

 

시문회 문학기행때 버스의 짝꿍인 최연숙씨와 나는

어느 날, 코스모스를 보러 교외에 나가자고 했다.

차멀미를 하던 최연숙씨는 정선을 다녀온 후에

병원신세를 지고 고생을 했다며 오늘(17일)

함께 하늘공원으로 갔다.

나야 최연숙씨의 신세를 지는 마당이라 동행이 누군인지를을 묻지 못하고

맹꽁이전기차 승차권을 끊으려는데 허순여씨가 다가와 동행이 누군지를 알았다.

 

반가웠다.

실은 코스모스를 보고 싶어 몇 번의 가을을 보냈던가?

간절한 나의 코스모스 戀情은 올해 드디어 실현되기에 이르니 여간 기쁜 게 아니다. 

코스모스를 보자 환성이 절로 터졌다.

코스모스가 무엇이관대 이처럼 나를 기쁘게 하는가?

하찮은 욕망이며, 실없는 소망일지라도 나는 그런대로 행복하다.

오늘이라는 순간이.

 

 

 

 

 

코스모스에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는데 호르라기소리가 요란하다.

내일부터 열흘간 있을 하늘공원 억새축제를 위한 감시인듯 한데

그래야겠지......그래야지.....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요원의 노고가

비록 돈벌이일지라도 고맙기 그지없다.

 

 

 

한낮은 더워서 목도리를 벗고, 나중에는 점퍼마저도 벗었다.

 

 

 

아직 며칠 더 있어야 억새가 고울 것이다.

한 6년 전에 하늘공원에 왔을 때는 지는 해가 억새에 얼비쳐

얼마나 고왔는지 모른다. 그런 환상이 남아 하늘공원에 미련이 있었나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하철을 타고 걸어서 올라갔던 힘겨웠던 추억으로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고.

 

이번에는 그동안에 자란 억새가  쓰러지고, 넘어지고, 패이고 해서

볼품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좋다. 코스모스 못지않게 억새도 반가우니. 

 

 

 

 

 

별로 걷지 않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잠시 오두막에서 쉬었는데

누군가가 자리를 잡아 짐을 풀어놓아 우리는 한쪽에서 새참을 먹었다.

얼마있다 자리의 임자가 와서 보더니 한바퀴 더 돌다가 오겠다며 더 앉으라 한다

.

  

 

이왕 말이 튼 김에 말을 걸었다.

"여기 빈 CASS 깡통이 있네요..... 누가 드셨나보죠?"

"네...저에요. 하나 드릴까요?"

"아~~뇨...."

굳이 사양하는데 허순여씨가 냉큼 받아서 내게 전한다.

미안하고 쑥스럽지만 진퇴양난이라 고맙단 인사하고 받아들었다.

미지근해도 목을 축이는데는 별 상관이 없어

하늘공원에서 내린 하늘의 축복이라 기쁘게 여겼다.

 

 

 

 

  

  

 

 

 

 

  

 

 

 

  

 

  

 

 

 

    

 

내려오면서 코스모스 꽃밭에 눈길 한번 더주고 뒤돌아서는데

하늘엔 구름이 흐르고, 땅엔 사랑이 넘치고, 강물은 우리에게

평화와 행복을 안겨주고....코스모스와 억새는 추억을 남겨주고.

만물이 움직이고 있었다.

모든 게 흐르고 있었다.

 

 

 

맹꽁이 전기차를 기다리며 안내인에게 물었다.

"하루 손님이 몇 명이나 오느냐?"고.

그랬더니 "한 2,30만명은 되죠." 하는 바람에

2,3천명을 예상하던 나는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쓰래기더미의 난지도가 이렇게 많은 시민에게 기쁨을 주다니

그동안의 많은 노력과 실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모든 것이 오늘의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보은이 바쁘고 밀려오는 사명감에 마음만 무겁다.

 

그러니 이제 어쩌랴.

그저 그렇게 사는거지 뭐.....

  

 

 

 

 






1824   [일반] 그대 우는가  박진서 2013/11/30 1644 463
1823   [일반] 울산으로 가는 해안 [8]  박진서 2013/11/25 1884 549
1822   [일반] 對馬島에 다녀오며 [2]  박진서 2013/11/22 1775 477
1821   [일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박진서 2013/11/15 1596 386
1820   [일반] 청계천 등축제  박진서 2013/11/13 1591 389
1819   [일반] 약속은 인사동에서  박진서 2013/11/09 1516 333
1818   [일반] 서울남산타워의 가을 [3]  박진서 2013/11/04 1600 400
1817   [일반] 작은 수술을 하며 [2]  박진서 2013/11/01 1888 507
1816   [일반] 가을의 여인(성정자, 김정자, 김영순) [3]  김영순 2013/10/30 1999 566
1815   [일반] 친구와 갈비탕을 먹다 [5]  박진서 2013/10/30 1998 411
1814   [일반] 625사변전 귀한 사진입니다. [6]  鄭周泳 2013/10/27 2082 515
1813   [일반] 고혈압이 걱정되십니까?  鄭周泳 2013/10/24 1954 544
1812   [일반] 한결회 가을소풍 [5]  박진서 2013/10/21 2073 448
  [일반] 하늘공원 산책  박진서 2013/10/20 1783 471
1810   [일반] '山村'에서 [2]  박진서 2013/10/15 3265 1267
1809   [일반] 이태원지구촌축제  박진서 2013/10/12 1622 426
1808   [일반] 여의도 불꽃놀이 [1]  鄭周泳 2013/10/06 1843 527
1807   [일반] 동대문역사문화공원 [2]  박진서 2013/10/04 1831 459
1806   [일반] 선유도공원  박진서 2013/09/28 1727 425
1805   [일반] 한강의 둥둥섬  박진서 2013/09/23 1845 491

[이전 10개] [1].. 11 [12][13][14][15][16][17][18][19][20]..[102]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