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은 석양에 반사된 벌건 얼굴로 빛나고
시각은 겨우 다섯 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어둠이 골목에 스며들었다.
어제는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볼 일이 있어 용산구 본사를 찾았더니
작년 10월에 이사했다고. 그래서
부랴부랴 이전지도를 들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며 찾아갔더니
이번엔 서루를 구비해가지고 다시 오란다.
오늘 다시 공단에 갔으나 여전히 미비한 점이 있어 다시 집에 와서
서류에 도장을 찍어 동회에 가서 팩스로 전송했다.
그러려니 심신이 피로하여 한숨 자고 일어나 청계천 연등축제 현장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지금 한창 연등축제가 열리고 있어서이다.
어둠은 삽시간에 서울 거리를 덮치지만
어두워지는만큼 연등은 또렷하게 드러난다.
아직도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나는 기계조작하는데만 시간을 낭비하고
그리고 겨우 건진 몇 커트의 장면뿐....
걷는 일만으로도 피로한데 사진은 뜻대로 찍히지 않고
인파에 밀려다니는 것도 피로해 일찍 자리를 떴다.
백제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점도 좋고
아기자기한 조형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이래저래 서울시민은 풍성한 문화 예술을 즐길 기회가 많아 행복하다.
그러나 서울의 밤거리는 너무나 복잡하여 정신이 없고
번쩍이는 네온사인이 그런대로 거리를 빛내지만
뒤엉키는 자동차의 행렬이 답답하고 서글프다.
글쎄, 서울이 좁아서일까?
아니면 교통 행정이 달라져야 하든가....
날씨가 그만 해서 연등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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