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는 우리 국민은 감회가 깊다.
그중에도 10대에 맞은 광복을 다시 80대에 맞다니 감회가 더할 수밖에....
어린 나는 식민지하의 국민인줄도 몰랐고
어른들의 만세 소리에 어리둥절했을 뿐이었고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야 역사 인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
내일이 광복절
불현듯 서울 시청홀에 가고 싶어져 길을 나섰는데
10시의 시청홀은 한산해 행여 문이 닫혔을까봐 걱정했는데
안내인은 친절하게 엘레베이터 문까지 열어준다.
고마웠다.
그제서야 서울시민임이 자랑스러워 어깨가 으쓱
지하1층으로 내려갔다.
두번째로 와보지만 시청홀은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는다.
서울시민을 위한, 서울시민에 의한, 서울시민의 공간인 서울청
서울청의 변모에서 그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면서
모두 제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음을 확인한다.
낙서테이블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거워하는데
오히려 어른이 더 좋아라 하는 듯.
아침을 걸러 시장끼가 돌아 '지구마을'에 들어가
멋있고 맛있는 아침밥상을 받았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아니라 <시민청에서 아침을>이 되는 순간,
커피도 맛있고 빵도 맛있는 현장의 나는 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나는 여유 있는 걸음으로 여기저기를 돌아본다.
관광객도 끊이지 않고, 모두 진지하다.
시민청은 깨끗하고 시원해서 일부러 쉬러 오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시민청 안내책자를 보면 주일 내내 다양한 행사가 있는데
그중에도 토요일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 어느 날 다시 와 봐야겠다.
책꽂이 있는 뒤로 갔더니 동화책이 가득한 방이다.
그중에 눈에 띄는 의자가 가지각색인 것을 보아
기증을 받은 모양인데 개성 있어 독특하다.
사진에 담는다.
체력의 한계가 슬슬 드러나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낙서를 하는 학생의 그림이 궁금해 다가가니
여자 친구라면서 닮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둥.
태극기 그리는 자리엔 어린이 하나 늘어 둘이다.
장차 이 나라를 걺어질 세대의 어린이다.
그러고 보면 어느새 나는 쓸모 없는 사람이 되었단 말인가?
그러나 스스로 위로하길 이웃에 짐만 되지 않도록 하고
이생은 이대로 마무리 하고 내생이나 다시 살자고...
말복과 입추가 지나더니 날씨가 많이 누그러진 8월 14일
내일은 남북평화의 밥상공동체 퍼포먼스가 있는 날이라
아침 일찍 DMZ 도라산 평화공원에 가야 한다.
오늘이 좋은 날이었으니 내일도 좋은 날일 것을 믿는다.
신앙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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