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흘깃 본 전쟁기념관의 현수막
내용을 확인하려고 기념관에 전화를 걸었더니
친절하게 돌아온 대답은 헤르만 헤세의 그림전이라는 것...
어? 헤르만 헤세가 그림을 그렸다구?
궁금해서 버스를 타고 전쟁기념관으로 갔다.
우리집에서 다섯 정거장이면 전쟁기념관에 도달하는 거리.
6.25전쟁 휴전 5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6.25탑이 나를 반기고
그날의 호국군상은 그 자리에 그대로 처절하다.
전쟁기념관에 다다르니 야릇한 기분인 것이
아마 내가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여서인가보다.
멀리 남산의 서울타워가 편안하고 하늘에 펄럭이는 만국기에서
평화를 읽는다.
햔수막의 글시를 아무리 봐도 어색한 것이
'헤세의 그림展'을 <헤세와 그림들展>이라....?
다수의 그림 전시인 건 맞지만 그림들이란 한국어법으론 서툴다싶은데.....
지난봄에 전쟁기념관에서 <반고흐: 10년의 기록전>이 있었는데
그때는 가보지 않았지만 그 전시를 기획했던 팀이 다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헤세의 정적인 그림을 동적인 그림으로 변화시킨 수법이 새롭고 흥미롭다.
감각적인 조명과 영상 관련 테크놀로지와 HD 프로젝터를 결합했다는 미디어 전시회
1차적인 회화 이미지를 전시구조물을 통해 전면과 측면 플로어 모두를 활용해
실시간 영상으로 구현해다는 전시
나로서는 처음이라 매우 흥미롭게 감상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이 전시되고 그림도 전시되었지만
장내가 어둡고 그림도 작아 사진 촬영에 애 먹었다.
젊은날 읽은 소설<싯다르타>의 원본을 보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묘사로 전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헤르만 헤세
20세기 전반의 독일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신학자 가문에서 태어나 13세되던 해에 라틴어학교에 입학하고 이듬해에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간다.
자신의 개성에 눈뜨면서 시인을 꿈꾸기 사작한 그는 신학교 생활를 접고
서점 점원, 공장노동자 등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문학수업을 병행했다고.
처녀 시집 <낭만적인 노래>가 릴케에 눈에 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화, 자유, 사람 그리고 음악과 미술을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
1946년 소설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이 소설에는 철학적인 깊이가 있어 동서양의 음악 문학 등을 종합하는
최고의 지성이 잘 나타나 있다. 자연을 동경하며 인류의 영원한 정신적 스승으로 불리는
그의 작품을 통하여 감성 인문학의 첫걸음을 내딛도록 해줄 것이다.
- point of view 의 point 2에서 인용
참고로 알려드릴 것은 전시는11월 1일(일)까지이고
입장료는 일반 15,000원에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8,000원
장소는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이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고, 입장마감은 17:00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푹신한 방석에 앉아 영상을 편히 보게한 마지막의 2층 전시가
나그네를 편하게 하고 기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