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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서(2015-06-18 23:12:47, Hit : 892, Vote : 159
 한국자수박물관

 

 

메르스 때문에 전동차는 텅 비다시피되었고

아침 11시쯤의 7호선은 한가하고 조용했다.

나는 한국자수박물관을 가기 위해 학동역에서내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에 따라 10번 출구로 나왔다.

지상의 햇빛은 유난스레 눈부시고 살결에 닿는 볕은 따갑다.

 

방향을 가늠하느라 두리번거리는데 식당의 간판이 먼저 눈에 든다.

아마 11시반이 넘었으니 먹을 때도 되었나보다.

우리 동네 노인복지관에서 점심을 해결하던 터에

그놈의 메르스 때문에 점심이 도시락으로 바뀌다보니 가게 되지 않고

점심때만 되면 은근히 끼니 걱정이 크다.

 

눈 앞의 나주곰탕집에 들어가 따끈한 국물을 먹는데

오랜만에 먹어서였던지 국물이 진하고 구수하다. 

위장이 반긴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다.

 

 

 

화려한 인터넷 자수박물관 사이트의 사진에 반해 큰 기대를 안고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굳게 닫혀 있어 그대로 오기 뭣해 주춤거리다가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다행이 박물관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이어서

그의 안내로 다시 4층으로 올라가  자수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장 촬영이 금지되어 복도에 있는 포스터만 흘겼다.

우리나라 자수의 역사와 현황이 궁금했었는데.....

 

나와 자수와의 만남은 여학교 시절, <家事>시간.

손이 재빠른 나는 남보다 앞섰기 때문에 가사시간에는

나는 소설을 읽고 급우는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를 놓았는데

그때 읽은 소설은 패전해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여인의 자전적 이야기.

<흐르는 별은 살아 있다>로서 많은 감동을 안겼다.

 

 

 

예상보다 성과가 없는 하루였기에, 돌아오는 길은 허탈했다.

골목 모퉁이 편의점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파라솔 밑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면서 오가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저들인들 젊은날의 나처럼 행여 늙을줄을 꿈엔들 그려보았으랴?

그래도 좋다.

오히려 젊음을 맘껏 누리면서 즐겁게 살면 되는 거니까.

  

 

아침에 받은 이메일에 이런 소식이 있었다.

매우 기쁜 소식 하나라고 전제한 글로 시작된 글이었다.

 

UN에서 세계인류의 체질과 평균 수명에 대해 측정한 결과

연령 분류의 새로운 규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었다는 내용.

 

0세~17세까지는 미성년

18세~65세까지는 청년

66세~ 75세까지는 중년

76세~ 85세까지는 장년

86세~ 95까지는 노년

96세 이상은 장수노인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장년인지?

그렇게 믿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鄭周泳 (2015-06-22 20:38:04)  
MERS가 와도 나하곤는 무관?
우리 나이엔 무서워할게 없지요.
아무렴! 장년인데요.

옛날에 어머니가 뫃으시던 조각보를 보니 참외를 좋아하시던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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