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제처럼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서면서
경복궁 북쪽에 있는 향원정으로 간다.
경복궁쪽에서 가면 많이 걸어야 하므로
지름길을 택하여 한국민속박물관으로 가
옆에 있는 매표소를 통해 가면 바로 거기에 香遠亭이 나온다.
향원정은 수련이 가득한 못 한가운데 있는 정자로서
운치 있는 다리가 땅과 정자를 연결한다.
일기예보는 오늘 소나기가 온다고 들어 우산을 들고 나왔으나
온종일 하늘만 잔뜩 찌프릴 뿐 아무 일도 없어 짐만 되었다.
덥기야 말 할 것도 없이 무덥고.....
여기 향원정은 고종이 乾淸宮에 기거하던 1867년
경회루 서북쪽에 연못을 파고 그 중앙에 지은 정자인데
건청궁과 향원정 사이에 다리를 놓아 취향교라 했으나
6.25때 파괴된 것을 1953년에 새로 지었다.
방송에서는 각지방의 저수지가 말라간다고 하나
여기 연못에는 물이 찰랑거리고 푸른 연잎 사이를 잉어들이 유유히 오간다.
이쯤 해서 한 노인이 다가와 두시반부터 민속박물관 강당에서
민속공연이 있다고 친절하게 일러준다. 공연도 보고 싶어
벤치에서 쉴 새도 없이 곧바로 강당으로 향했는데
알고보니 공연은 세 시부터라고....
그새 자판기에서 쥬스 하나 뽑아 마셨다.
창자까지 시원해지면서 짜릿한 맛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공연의 우리 가락은 길고 느리고 구성지지만
나중에 타령조의 신나는 가락이 나왔을 때는 흥마저 절로 난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려면 영어의 설명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공연이 있다는데 좋은 일이다.
자주 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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