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서(2004-07-06 18:31:44, Hit : 2938, Vote : 386
 7월 6일에 있었던 일

오늘 7월 6일 정희의 귀국(미국으로)을 하루 앞두고
우리 여동창의 모임이 있었다. 나는 멀어서 오지 못한 옥녀와
아파서 참석못한 혜경이를 위하여 글을 남기려고 자판을 열심히 눌렀다.
장문의 보고를 입력하려 하니 자격이 없다는 경고문이 나왔다.
아차! 로그인하는 절차를 빠뜨렸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내 글은 다 날라가버렸다.아무리 제 글이라도 되풀이 쓸 수는 없는 노릇.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하고 글을 쓴다.

장마철의 하늘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동안 조용했다.
장소는 서초동의 전통 토속음식점인 <대나무골>
맛있는 메뉴의 식당을 소개한 순자는 소개한 죄(?)로 점심값을 치렀는데
아마 값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잘 먹었습니다!" 우리는 크게 인사했다.
순자는 본래 정이 많은 친구...해외에서도 곧잘 친구에게 선물하는 그런 친구
(정옥이도 이에 못지 않는 친구지만) 우린 순자의 따뜻한 점심을 먹고도
자리를 뜨지 않은 건 끈끈한 우정이 우리를 묶고 있기 때문이다.

명숙이는 언제나 그랬듯이 먼저 자리를 뜨고
정자의 선창으로 석별의 노래를 모조리 찾아서 불렀다.
뒤에 희주가 제의하여 여행을 떠나기로 의견을 모았으니
정희가 다시 한국에 오는 때를 맞추어
10월 1, 2일 강원도 용대리에 있는 백담사를 두루해서
호수의 도시 춘천에서 맛있는 막국수를 먹고 하룻밤을 함께 하기로 했다.

여행에 맛을 들인 할망구를 그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
우리는 문화답사를 위한 여행이며, 학구적인 차원에서 여행을 하기 때문.
누가 뭐라하지 않는대도 나는 힘주어 변명 같은 절규를 한다.

네시 기차표를 산 수자는 부지런히 자리를 뜨고
나는 포대화상 같은 배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니
밖에서 쏴~ 하늘이 참아오던 빗줄기를 쏟아붓는다. 그렇다. 이왕이면
내일 하루만이라도 정희가 떠나는 길을 조금 비켜주었으면 하는데...
"하늘이여!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정희가 한국에 있는 동안 우리는 즐거운 만남을 여러 차례 가졌다.
고마운 친구, 우정을 엮어주는 천사! 부디 편히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기를..

이렇게 우리는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친구여! 우리 아름다운 여생을 위하여 노력하자.
너와 나를 위하여!



정주영 (2004-07-06 19:40:32)  
모래알 흩어지드시 구심점이 없는 요즘 세상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임이 있다는게 자랑스럽습니다.
네시 기차표를 사신분, 힘 드시겠습니다. 아무런 위안도 못 될듯하여 전화도 안 겁니다. 용서하십시요.
박진서 (2004-07-06 19:46:27)  
먼저 자두밭에 다녀와서 쓴 글도, 이번 글도 다 정주영 씨를 염두에 두고 쓴 글입니다. 우리의 좋은 팬이라서....아니, 우리가 팬관리를 잘 해서였나봅니다. ㅎㅎ
서병희 (2004-07-06 22:57:16)  
진서야 자세한 아름다운 소식 잘 읽고 네 글재주 부럽기만 하다...
모두 글솜씨가 너무 좋아 꼬리글 쓰기 쑥스럽지만 "읽었다"는 자취는 남기려고.
임영수 (2004-07-07 00:44:17)  
이 사람도 같습니다. 워낙 재주있는 글을 읽고 꼬리글을 쓰기가 어렵군요. 다만 여러분의 글이 올라오자마자 읽고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자 씁니다.
박진서 (2004-07-07 12:09:28)  
맞아요. 꼬리글이 없다면 무슨 재미(희망)로 글을 쓴답니까? 다 이 재미로 사니 그리 아시고 꼬리글만이 아니라 머리글도 써주시기를.... 임영수 님, 건강은 어떠십니까? 궁금합니다.
안복숙 (2004-07-07 14:04:29)  
진서야!!
네 글이 올라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틀림없이 있구나!! 막상 자리에 있어보면 그렇게 까지 황홀한것도 아닌데도 일단 네가 썼다하면 너, 나 할것없이 감탄이 나오는구나... 네가 염두에 두고 읽어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우리 말고도 ,한사람 또 따로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하고 무엇을 하고싶다는 의욕을 돋구어주겠니? 너는 이제 이"직"에서 벗어날 수 가 없을꺼야. 이렇게 하는것이 우리들에게는 감칠맛 나는 일이지만 네 자신에게도 많은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이 들어. 너는 "수필가" 이니까..이제 홍정희는 훨 훨 비행기 타고 가고 있겠지만 우리들에게 하나의 희망을 부어주고 가니... 그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때는 병희도 함께하고 또 가는곳 마다 감탄의 연발이 겠지...지루한 장마에 생각이 나마 산듯 해야지. 항상 수고 많어!! 감사해!!
김영순 (2004-07-07 16:13:58)  
너의 글을 읽으니, 즐거움이 증폭된다. 또 즐겁게 만날 날을 기대한다. 친구들아, 건강하자~.
박진서 (2004-07-07 17:36:38)  
꼬리글 손님으로는 나 빼고 복숙이 병희, 정애 그리고 명숙이...옥녀도 있지. 남자친구는 예외로 하고말야. 고마운 친구들이다. 그런데 오늘 내 이야기 하나 할께. 글쎄 CD가 잘 작동되지 않아 큼직한 라디오를 들고 서비스센터로 간다는 게 버스를 잘못 타서 모란에서 내렸다. 진땀께나 흘리면서 다시 야탑으로 갔어. 막상 서비스센터에 가서 기계를 내려놓으니 직원이, "이거 저희 제품이 아닙니다" LG제품인줄 알고 들고 나갔던 나는 어쩌나...당황하자 "어디 잠깐만요" 먼지를 털으니 기계가 작동! 아이구 고맙습니다.이것도 봐주세요" "네? 이 핸드폰은 삼성껀데요" 결국 우산을 쓰고 무거운 라디오를 이손 저손으로 바꿔들면서 서현의 삼성센터에 갔다. "별 이상이 없습니다. 중계국의 형편에 따라 통화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친절한 말에 흡족했다. 우리 동창들 만나면 행복했던 나는 오늘도 행복했다. 아~ 행복은 불행의 또 한쪽이라고 들었는데, 너무 행복에 젖어도 안되겠지만 불행에 또 빠져서 슬퍼해도 안될 것을.... 친구여, 오늘도 그대있어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믿어운 친구들!
싱거운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안녕!
李明淑 (2004-07-08 01:12:09)  
요즘 같은 삭막한 시절에 우리 JY님 홀로 살맛 나시겠어요^_^ (이것은 병숙이가 한 말..)
천하의 명문장가가 두 차례의 글을 올리면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쓴다고 고백했으니... 얼마나 영광이고.........그리고 행복하시겠습니다^_^ 진서는 모든 친구들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멋진 친구!!
Viva 박진서!!
박진서 (2004-07-08 08:40:59)  
Gracias!!
정주영 (2004-07-09 05:44:07)  
황공무지로소이다. 업드려 절합니다.
훌륭한 벗님들 덕에 우리 놀이 마당이 이렇게 풍성해 지는군요.
행복은 불행의 또 한쪽이라고요.
우리 행복의 물을 물동이에 다 채우지 말고 조금 남겨 둡시다.
다 채우면 다음에는 엎질러질 일만 남지요.
그리고 목 마른 사람이 오면 목 추기며 쉬어가라고 합시다.
박진서 (2004-07-09 08:25:19)  
Good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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