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周泳(2009-01-25 19:13:55, Hit : 1890, Vote : 379
 새해의 所願詩/李御寧(kjy)

.
새해의 所願詩/李御寧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斷崖)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 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






金玉女 (2009-01-30 06:32:45)  
좋은 글 .. 잘 읽고 소원을 가져 봅니다.
李明淑 (2009-01-31 21:38:19)  
새해를 맞으며 갖는 소원을 한가지도
빠뜨리지 않고 조목조목 적은 시...
과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학의 두뇌답게..
감탄스럽습니다. 뭐 하나 보탤 것이 없네요.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저희 소원을 들어 주소서.

千<人+刃>字가 빠졌군요.


875   저작권단속 아주좋은 방법있음 [2]  조좌형 2009/04/26 2163 394
874   저작권 단속  鄭周泳 2009/04/24 2084 392
873   우연의 일치 (깔 깔 깔....)  鄭周泳 2009/04/13 2006 388
872   함께 먹으면 절대 안 되는 상극 음식 [1]  鄭周泳 2009/04/10 2058 400
871   이상하고 재미있는 법칙 [1]  鄭周泳 2009/04/10 1945 386
870   특별한 인척관계 (깔깔깔...) [3]  鄭周泳 2009/03/18 2054 405
869   우유 한잔의 치료비 [1]  鄭周泳 2009/03/17 1916 377
868   어머니를 받든 사람들..  鄭周泳 2009/03/16 1931 388
867   殘忍(잔인)하고 무서운 치매 [2]  鄭周泳 2009/03/11 2306 411
866   한국교향악단 창단연주회 [1]  鄭周泳 2009/03/05 2113 405
865   일상에서 절대 삼가 할 일(산마루 서신) [1]  鄭周泳 2009/02/27 2125 387
864   피닉스 소식(정희,경옥의 음식솜씨) [3]  鄭周泳 2009/02/25 2125 385
863   피닉스 소식(BJ, BH) [6]  鄭周泳 2009/02/19 2117 391
862   한글 사랑, 맹인 사랑의 거인  鄭周泳 2009/02/17 1956 383
861   부자가 되는 비결  鄭周泳 2009/02/11 2118 553
860   생각하는 믿음을//산마루 서신  鄭周泳 2009/02/06 2044 384
859   로마의 휴일//흘러간 명화 [1]  鄭周泳 2009/02/03 2452 484
  새해의 所願詩/李御寧(kjy) [2]  鄭周泳 2009/01/25 1890 379
857   사마리아 사람 [1]  鄭周泳 2009/01/25 1996 384
856   아버지를 팝니다.  鄭周泳 2009/01/22 2204 392

[이전 10개] [1].. 11 [12][13][14][15][16][17][18][19][20]..[54]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