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서(2004-03-28 09:18:27, Hit : 2827, Vote : 402
 멕시코여행스케치-3

여행스케치-2를 써놓고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생각한다.
역사란 무엇이며 인생은 무엇인가 하고.
개인이 사회를 이루고 사회는 국가를 이루는데
국가는 무엇이며 민족은 무엇인가 하면서....

이때 전화벨이 울렸다 임정애가 나의 글을 읽고 전화를 했다.
보람이 있었다. 신이 났다. 글은 읽을 사람이 있어야 보람이 있다.
신이 나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글을 쓴다.

1528년스페인의 꼬르떼스는 오아하까를 정복했다.
이렇게 외침을 당하고 300년간을 식민지로 살아야 했을 멕시코인들이
이렇듯 많은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것은 그들의 忍辱의 세월이 길어서였을까?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자랑하던 나는 어떤 침통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는, 우리는 하고
끝없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지만 해답이 없다. 해외여행에서 우리는 애국자가 된다.
그래서 선인들은 사랑하는 자식은 길을 떠나게 하라고 했던가보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도 가난한 나라 멕시코는 결코 가난하지 않다고 본다.
관광수입이 나날이 늘고 있고, 천연의 혜택을 입고 있는 문화유산의 寶庫의 나라
며칠 동안 스쳐지나기만 했던 유적외에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곳이 허다히 많다 하니
오히려 멕시코는 행복한 나라, 부자나라가 아닌가. 살기 좋다는 우리나라는 왜 이 모양일까?
팔도강산을 누볐던 나는 돌이켜보니 남은 거라곤 불교의 흔적일뿐, 그나마도 개축하고 증축하고
더 좋게 만든다고 유적과 유물을 손상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서글프다.

멕시코의 웅장한 성당이 지진으로 기울고 있는 것을 과학기술로 바로 새워놓는 것을
목격한 나는 가난한 멕시코를 보는 게 아니라 훌륭한 과학자를 보고 밝은 미래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도 개개인이 문화유산이 될만큼 훌륭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사회지도자가 정말 사회를 지도하고 있는가?
정치가가 국민을 위해 참으로 헌신하고 있는가?
아니, 대통령이 제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가?
나 자신도 제 몫을 하며 살고 있는가 자문했다.
그런 의미에서 박병준, 홍정희 내외는 훙륭히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젊은 날, 열심히 갈고 닦은 연구가 오늘의 부와 명예를 있게 하였고
그들이 이룩한 부와 명예를 그들만의 것으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내놓고, 후학을 위한 강의실을 만들고, 보이지 않은 善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고 이렇게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가?
나는 가난하게 살아와서 그런지 항상 남에게 신세만 지고 사는 듯해서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오늘도 밥값을 하고 해야 한다고 느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아주 우연하게도 3월 23일 깐꾼(Cancun)에서 홍정희 친구의 생일파티를 갖게 되었다.
이런 기회에 우리는 친구에게 감사와 축하를 보내고 싶었다. 바로 얼마전에 박병준 동문의
칠순잔치 비디오를 본 바 있어 그만큼의 잔치는 못되어도 한껏 우리의 사랑을
드러낼 좋은 기회이기도 하여 모두 멋을 내고 앉았다. 우아한 식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뒤로  
하면서 누가 시켜서 했던지 아니면 자진해서 했는지는 몰라도 내가 사회를 보았다.

사회자가 주인공의 입장을 알리면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정희는 수줍어하며 등장을 한다. 50년을 함께 한 안병호 동인이 정희의 이력을 소개하고
이어 Canada대표로 서병희가 영어로 축사를 했다. 영어로 인끼를 모은 김옥녀가
통역을 해서 한바탕 웃었고.... 이어 미국대표로 이현희가 우리말로 축사를 했는데
여전히 제스츄어가 많고 애교가 철철 넘쳤다. 여행사 사람들에게도 축사를 하라 해서
Bruce Lee는 아예 준비해온 글을 읽어 모두 웃었고, 이복영 씨도 멋진 축사를 했다. 이어
김순자가 축가를 부르고...아, 또 누가 노래를 불렀더라? 참, 김정자가 춤을 추었었지
이어 우리들이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 증정을 했고, 주인공의 답사가 있었다.
생일축가를 부르고 남편인 박병준 동문이 인사말을 했다.  

나는 음식(안주)이 좋아 자연 맥주를 시켜 마셔야 했는데, magic show며 정렬의
무희의 춤이 있어 생일파티는 멋지고 화려했다. 박병준 동문은 본시 호인이기도 하지만
연신 미소를 머금고 있어 보기에 좋았다.

우리는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뜻있게 보냄이 말년의 보람이리라.
70이 넘은 여인이 이날만은 10대의 소녀가 되어 한껏 인생을 즐겼다.
다 정희 내외의 덕이었다.
                                           -계속



정주영 (2004-03-28 17:29:18)  
성미급한 사람이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글에 댓글을 답니다.
맞습니다.
더러 외국에 나가면 바보같이 늘 "우리는 우리는....."하며 외고 돌아오지요.
金玉女 (2004-03-30 06:07:18)  
영어도 못하면서..그러나 남을 웃긴다는건..아무나 잘 안되는것..
네가 날 인정해주니 너무 감사..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며 살아가리라.
안복숙 (2004-03-30 17:16:03)  
너의 글을 읽는동안 이대목에서 너의 존재 이유가 나에게도 합당하게 느껴져. 나자신의 빈약함이 또 우리 나라 현실이 서긆어져. 그렇지만 우린 이미 인생을 살만큼 살았으니,..후회한들 소용있겠니?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에게 박수나 치면서 즐거워하면서 살아야지..이럴때면 우리의 민요 "아리랑"이 정겹게 느껴져..슬픔가락이 마음에 들면서 , 또한편으로 흥이나기도 하니까... 이게 우리의 정서가 아니겠니..
박진서 (2004-03-31 09:59:26)  
복숙아! 너의 그림전시회에는 못가봤지만 그림은 사이트에서 보았지. 훌륭했다. 기성화가야 너는 분명히! 그리고 너는 너 나름대로 이 사회를 밝혀주고 있으니까 훌륭해. 아니, 어떤 의미에선 우리 부고 출신들이 모두 그렇다고 보지만.... 그리고 우리 희망과 긍지를 가지고 재미있게 살자....우리 다음에는 또 어디로 가지? ㅎㅎㅎ


75   夏 殷 遺迹 文學紀行 [4]  정주영 2004/06/09 2838 434
74   예쁜 마음의 찻집 [3]  李明淑 2004/06/06 2701 400
73   환장할 법칙들 [3]  李明淑 2004/06/04 2671 407
72   恐妻家 / 警(驚?)妻家 [5]  李明淑 2004/06/03 2528 407
71   흘러 간 옛 노래 [2]  李明淑 2004/05/27 2900 391
70   Patti Page의 Changing Partners  정주영 2004/05/27 2219 388
69   수고하셨습니다, Web Master [2]  정주영 2004/05/10 2423 390
68   Barbra Streisand 의 Memory 의 노랫말  정주영 2004/05/09 2256 388
67   추억(the way we were) 의 가사  정주영 2004/04/26 3231 383
66   박진서동문 푸로필 [8]  정주영 2004/04/19 2670 381
65   맥시코여행스케치-4 [11]  박진서 2004/03/28 3652 389
  멕시코여행스케치-3 [4]  박진서 2004/03/28 2827 402
63   멕시코여행스케치-2 [3]  박진서 2004/03/28 2728 397
62   Mexico여행을 끝내고 [2]  박진서 2004/03/27 2794 400
61   깨진 항아리 [1]  정주영 2004/03/25 2376 370
60   늙은이의 함정 [3]  정주영 2004/03/09 2509 402
59   임영수동문께. [2]  김영순 2004/02/28 2604 393
58   상받음을 축하 하고 또 축하합니다. [2]  정숙은 2004/02/17 2365 379
57   快癒를 바람, 임영수 Web Master! [4]  정주영 2004/02/13 2781 414
56   Bugo4 eMail 사용 요령  임영수 2004/01/16 2541 399

[이전 10개] [1].. 51 [52][53][54]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