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이 바뀌어 잠이 오지않기에 멕시코여행담이라도 쓸까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1편을 쓰고 2편을 썼다. 그때는 자정을 넘긴 시각.
이해를 돕기 위해 한문으로 변환을 한다는 것이 키를 잘못 눌러
그냥 글이 몽땅 날라가고 말았다. 아, 이를 어찌 한다? 아찔한 순간이다.
그러나 빨리 체념하고 전원을 껐다. 잠을 청하려하나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3월 15일 멕시코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6시40분,
정희의 배려에 공항 옆에 있는 Camino Real Airport Hotel에 여장을 풀었다.
저녁은 호텔식당에서 박병준 내외와 안병호 내외의 환영을 받으며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졌다. 나는 처음으로 멕시코 맥주 Corona를 마셨다.
우리나라 cass보다 조금 약한듯한 맛, 친구들은 붉은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다.
이틀밤을 묵은 사흘째는 멕시코시티의 소깔로(Socalo)광장에 가서
대통령궁과 국영전당포를 보았다. 이어 쁘에블라(Puebla)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현지식당에서 멕시코음식을 먹었다. 그동안 사진에서만 본 악사들이
기타를 치며 손님을 위해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팁을 두둑이(?) 주었다. 큼직한 모자 솜블레로를 쓰고 판쵸를 두룬
마리아치들은 독특한 발성법의 남미의 정취를 한껏 풍기는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음식은 더러 입에 맞지 않는다해도 노래가 있어 즐거운 한낮의 식사가 되었다.
식당에는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고
그들 역시 밝은 표정의 식사를 하는데 옷차림은 모두 여름이다.
쁘에블라에는 우리 박병준 동문의 별장이 있고 작업실이 있는 곳이다.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대단한 실력을 가늠했다. 그리고 별장에 가서 잠시 쉬는 동안
지사장 내외의 환영을 받으며 선물도 받았다. 준비된 김밥도 먹고 맥주도 마신후
그들 내외와 함께 관광길에 나섰다. 서울에서 함께한 굿씨드투어의 사장과 현지에서 만난
KANCO의 Bruce Lee의 재치있는 안내로 우리는 마냥 웃음으로 행복했다.
점심을 먹고나서 오아하까의 Victoria Hotel에 닿았다. 오아하까(Oaxaca)는 멕시코
남쪽에 있는 큰 도시중의 하나, 멕시코에서 인디오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지만
우리는 그들을 만나지 못했다. 더러 관광지에서의 사람들이 그들인가 싶을 정도로
눈여겨보지만 사진에서 본 민속옷을 입은 그런 인디오들은 아니다. 오아하까에서 본
2천 년이상이 묵었다는 뚜레나무(Arbol del Ture)는 삼나무의 일종이라는데
말로만으로는 믿기 어려운 나무. 과연 크기가 굉장해서 줄기둘레를 어린이 50명이
손을 맞잡고 연결해야 닿을 정도로 크다. 그런데 최근에는 나무가 조금씩 시들고 있다 한다.
몬떼 알반 유적지에서의 관광이 좋았다. 현지가이드의 설명을 Bruce Lee가 통역을 하며
구경을 한 곳은 해발 2000m, 햇볕이 따갑다. 떼오띠우아깐에서 본 신전을 닮은 건축물이 많지만
여기서는 신에게 산 祭物을 바치지않고 오히려 사람을 살리는 의술이 발달했다고 한다. 메부리코의
시커먼 현지가이드는 30여년을 안내하고 있지만 자신이 싸뽀떼까의 후예라고 자랑이 한창이다.
이곳에서 나는 <고대멕시코>라는 일어판 책자를 한 권 샀다.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사진으로나마 추억을 더듬고저함이다.
다음은 산또 도밍고교회(Iglesia de Santo Domingo). 바로크 건축의 대표라는데
1575년부터 1세기에 걸쳐 건축된 2개의 종루가 볼 만했다. 여기도 돈을 내고 들어가보았다.
곰팽이내가 나는 古書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저녁식사는 노천 까페에서 먹었다. 물론
나는 맥주를 마시며 공간과 시간을 한껏 즐겼는데, 아, 행복은 으레 순간일 뿐인가?
정희에게 감사하고 내 주위의 모두(자연에게조차)에게 감사했다.
Victoria Hotel의 식당은 창이 없이 확 트인 곳, 아침햇살을 눈부시게 받으며 그곳에서
두 번의 아침식사를 했다. 시야에는 한국의 산야를 닮은 산능선이 시야를 차지했다.
이곳을 떠나려던 아침에는 총격사건이 우리 목전에서 일어났다. 듣기로는 주지사선거에 연관된
일이라 한다. 우리는 오아하까를 떠나 다시 멕시코시티로 떠났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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