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여행 스케치 -1-
2004년 3월 15일, 미국에 있는 박병준 홍정희 내외의 초청으로 4회 동창 20명은
인천공항을 떠났다. 미국에 있는 친구와 합류하니 일행은 26명에 공대졸업생까지
포함해서 29명이 되었다. 참으로 열하루 동안의 멕시코여행은 환상의 여행이었다.
LA까지의 11시간의 비행과 Mexicocity까지의 4시간 동안을 기대 반,
수면 반으로 채운 우리들은 時差를 극복하느라 전전긍긍했다.
그곳은 청명한 여름날의 날씨여서 견딜만 하고 습기가 없어 그늘은 시원했다.
첫날 우리는 세계3대박물관의 하나인 멕시코 국립인류학박물관을 방문했다.
떠나기 전에 그리도 책을 여러 번 읽었건만 한꺼번에 밀려드는 과거의 모습에
앞뒤가 뒤섞인다.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듣건만 들을 때뿐, 뭐가 뭔지 남는 게 없다.
그래도 BC20000년에 아시아인이 이곳으로 건너왔다는 이야기에
멕시코인들에게도 몽고반점이 있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친근감을 갖는 건
나만의 감상일까? 박물관에서 멕시코의 선사시대를 보았다. 마야, 아스텍문화를...
그리고 이어서 BC1000~100년경에 나타난 神殿都市 떼우띠우아깐의 피라밋을
보러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렸다. 여기 피라밋은 이집트와는 달리 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돌을 깎아 일정한 모양으로 계단을 쌓은 피라밋은 이곳저곳에 널려있다.
피로할텐데도 이명숙은 달의 신전에 올라갔고, 홍정희, 최희주는 달의 신전보다 더 높은
태양의 신전에 올라갔다. 나야 엄두도 못내고는 둔턱에 앉아 점으로 바라보이는
친구의 모습만을 부럽게 바라보기만 했다.(이밖에도 더 올라간 친구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커멓게 그으른 멕시코인들은 조잡한 물건을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장사하건만
우리 일행중에 그 누구도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었다. 살만 한 물건이 못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피로한 첫날의 관광을 끝낸 우리는 한국식당에 가서 시원한 김치국을 곁들인
불고기로 저녁을 먹었다. 별로 햇빛도 없었던 날씨라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나는
다음날, 콧등과 턱이 까맣게 그을린 사실에 놀랐다. 크림을 바르지 않은 게 탈,
다음날부터 열심히 자외선차단크림을 발랐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아직도 내 코잔등은
거멓게 그을러 멕시코 고대인을 닮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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